어느덧 오후가 되면 외투를 벗어버릴 정도로 날씨가 따뜻해진 4월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4월에 제철을 맞이하는 제철 횟감과 수산물들을 추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미더덕
아마도 미더덕을 회로 먹는다는 사실을 아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미더덕을 회로 드시게 되면 그 맛과 풍미에 반하게 되실지도 몰라요.
특히 멍게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정말 팬이 될지도 모를 일이지요. 제가 처음 미더덕 회를 접했을 때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미더덕 회를 입에 넣으면 그 즉시 향긋함이 밀려오면서 씹을 때의 오도독한 식감과 씹을수록 진해지는 단맛까지 마치 바다를 입에 머금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미더덕은 6월이 산란기이기 때문에 4월 ~ 5월경까지를 제철로 보고 있는데 이때도 역시 좋은 미더덕을 잘 골라야 하겠죠? 좋은 미더덕 고르는 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채색을 살펴보기
좋은 미더덕은 몸통이 붉은색을 띠고 윤기가 납니다.
2. 몸통에 물이 차 있는 정도를 확인하기
싱싱한 미더덕은 몸통 안에 물이 많이 차 있는데 이 때문에 통통하고 겉표면이 탱글탱글한 미더덕을 고르시는 것이 좋아요.
3. 향을 맡아보기
미더덕의 냄새를 맡아보았을 때 멍게 향과 같은 특유의 향이 진한 것이 맛도 좋습니다.
이러한 미더덕은 그 모습이 더덕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것인데 그중에서도 회로 먹을 수 있을 만큼 신선한 개체는 일 년 중 딱 두 달 정도만 수확을 하고 있으므로 이때가 아니면 맛볼 수도 없는 것이죠.
위 사진은 미더덕의 모습인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미더덕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고 느끼실 텐데 위와 같은 미더덕의 껍질을 벗기게 되면 우리가 아는 미더덕이 된답니다.
미더덕은 다른 양념이 없이 그대로 먹는 것을 추천하는데요. 입안에 넣자마자 퍼지는 향긋함, 오도 오독 씹히는 식감과 짭짤함까지 정말 고급스러운 맛이 나는 수산물인데요.
다만 미더덕의 몸속에는 많은 양의 바닷물과 뻘, 배설물이 들어있기 때문에 배를 갈라서 이런 불순물들을 제거하고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손질은 그리 어렵지는 않은데요. 미더덕의 몸통을 칼로 갈라준 후에 배설물과 뻘을 손으로 짜주시면 됩니다.
보통은 미더덕을 드실 때 통째로 조리해서 드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미더덕의 뻘과 배설물을 함께 드시는 것이 되므로 반드시 손질을 해 주신 후에 드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일 년에 딱 2달만 드실 수 있는 미더덕 회. 이번에는 꼭 한번 드셔 보시기 바랍니다.
바지락
여러 가지 식재료들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감칠맛을 자랑하는 바지락은 3월 ~ 5월까지가 그 제철입니다. 이것은 여름 산란철을 앞두고 한껏 물이 올라있을 때이기 때문이죠.
봄에 먹는 바지락은 산란기를 대비하여 먹이활동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에 그만큼 씨알도 좋고 영양분도 많습니다. 이때의 바지락은 다른 재료 없이 바지락만 끓여서 국물에 국수를 말아먹어도 될 만큼 그 맛이 뛰어난데요.
특히 바지락은 타우린 성분이 간 기능을 돕고 코발트 성분으로 인하여 상처의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칼로리와 지방이 낮고 단백질이 풍부하며 다량의 철분도 함유되어 있어요.
그러나 바지락을 드시기 전에는 반드시 해감을 거쳐야 하는데요. 일단 바지락을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문질러서 닦아준 후 깨끗한 물에 2회 ~ 3회 씻어줍니다.
그리고 물 1리터에 소금 1큰술을 넣고 잘 녹인 후 바지락을 담가줍니다. 마지막으로 쇠숟가락 몇 개를 바지락과 함께 물에 담가주고 검은 비닐을 덮어서 빛이 들어가지 않게 해 주세요.
그 이후에 서늘한 장소나 냉장고에 1시간 ~ 2시간 정도 방치해 두시면 해감이 빨리 되는데요. 해감이 된 바지락은 불순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깨끗하게 물에 헹궈주시면 됩니다.
바지락을 요리하실때는 주의하실 점이 있는데요. 바지락은 오래 삶으면 살이 작아지고 질겨집니다. 따라서 바지락으로 요리를 하실 때는 바지락을 마지막에 넣어주셔야 해요.
바지락은 살짝만 끓여도 국물이 잘 우러나오기 때문에 물이 끓을 때 바지락을 넣고 바지락의 입이 벌어지면 바로 불을 꺼주시는 것이 좋아요.
그렇기 때문에 된장국을 끓이시더라도 된장과 두부 등을 넣고 끓이시다가 마지막에 바지락을 넣고 입이 벌어질 때까지만 끓여주시는 것을 권해드려요.
이렇게 싱싱한 바지락은 회로 먹어도 되는데 저는 살짝 조개 비린맛이 나서 그렇게 선호하지는 않고 바지락을 살짝 삶아서 까먹은 후에 그 국물에 국수를 넣어 먹거나 바지락 전으로 먹는 것을 아주 좋아한답니다.
제철 바지락으로 건강과 맛을 모두 챙겨보세요.
멸치
멸치는 아마도 가장 흔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생선 중 하나일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너무나 많은 분들이 멸치를 반찬으로 드시고 있지만 정작 횟집이나 식당에서 살아있는 멸치를 본 경험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멸치는 성질이 급하고 그 조업방식으로 인하여 활어로 유통하기가 상당히 곤란하기 때문이죠.
이런 멸치의 제철은 산란을 하기 전 지방이 많아지는 초봄과 초가을로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봄멸치가 그 맛이 고소하기로 유명한데요.
겨울 동안 먼바다에서 활발한 먹이활동을 하면서 지방이 많이 축적된 상태로 봄이 되면 우리나라 바다 연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체내 지방률이 높아 아주 고소한 맛을 내게 됩니다.
산지에서 죽은 지 오래되지 않은 신선한 멸치는 회나 구이로 먹을 수 있지만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접하는 멸치는 볶음이나 국물용으로 쓰는 마른 멸치입니다.
따라서 마른 멸치를 고를 때 어떤 멸치를 골라야 하는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채색을 살펴보기
좋은 멸치는 비늘의 색이 은빛을 띠고 있습니다. 이것은 멸치가 잡히자마자 바로 삶는 과정을 거치게 되면 신선할 때의 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게 되기 때문인데요.
반면에 배 쪽의 색은 살짝 노란색을 띠는 것이 좋은데요. 이것은 멸치의 기름이 굳어져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지방이 많이 축적되어 있다는 의미이므로 더 고소한 맛을 내게 됩니다.
2. 맛을 보고 짠 멸치는 피하기
멸치의 맛을 보고 짠맛이 강하다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산지에서 멸치의 선도가 좋지 않거나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멸치가 상하지 않게 소금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짠맛이 강한 멸치는 그만큼 좋은 조건에서 말린 멸치가 아니라는 의미이죠.
3. 머리가 떨어지거나 매가 터진 것은 피하기
선도가 좋지 않은 멸치를 가공하게 되면 멸치의 머리가 떨어지거나 배가 터지게 되므로 이러한 개체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멸치는 선도만 좋다면 회로도 먹을 수 있고 구이나 튀김으로도 먹을 수가 있답니다. 그 외에도 멸치 쌈밥과 멸치찌개는 별미로 통하고 특히 멸치 볶음은 우리에게는 아주 친숙한 반찬이기도 하죠.
저는 개인적으로 멸치 무침을 좋아하는데 부산의 기장에 가시면 선도 좋은 멸치회를 맛보실 수 있으니 4월에는 멸치회 한번 드셔 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실치
여러분들은 실치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많은 분들이 실치를 뱅어의 치어라고 잘못 알고 있는데 사실 이 실치는 배도라치의 치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충남, 당진, 태안 등 서해에서 많이 어획되는데 특히 장고항에서는 매년 실치축제가 열릴 만큼 유명세를 떨치고 있답니다.
실치는 물때에 따라 조금씩 가격차이가 있지만 보통 1kg에 3만 원 정도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실치는 다른 생선과는 다르게 수율이 100%입니다. 버릴 것이 없이 전부 다 먹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1kg만 구매해도 성인 남성 3명 ~ 4명 정도는 먹을 수 있는 양이 되는데 그만큼 가성비도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치회는 단백질 함유량이 매우 높고 특히 항산화 효과가 탁월하다는 비타민E의 함량이 매우 높다고 하는데요. 뿐만 아니라 아연, 엽산, 인, 지질, 칼륨과 뼈에 좋은 칼슘도 다량 함유되어 있어 건강에도 으뜸이라 할 수 있겠네요.
실치는 그냥 회로 드시기도 하지만 양념된 야채와 곁들여서 드실 수도 있으며 실치로 국을 끓여서 드실 수도 있는데 그 맛이 아주 좋습니다.
실치는 지금이 제철인데 5월이 되면 실치가 성장하여 뼈가 억새지기 때문에 실치도 1년 중 지금 철에만 드실 수 있는 수산물이니 올해는 꼭 한번 드셔 보시길 바랍니다.
숭어(개숭어, 보리숭어)
광어나 우럭과 더불어 가장 서민적인 생선회로 손꼽히는 것이 숭어인데요. 가격은 매우 저렴하지만 그 맛은 아주 좋은 생선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어획되는 숭어는 2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이들은 서로 그 습성과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잘 구분해야 하는데 제가 4월에 추천하는 숭어는 개숭어나 보리숭어로 불리는 숭어입니다.
이 숭어는 눈자위가 검은색이고 날렵한 꼬리와 푸르스름한 색이 특징인데 늦가을인 10월 ~ 12월경 산란을 합니다. 그에 반하여 가숭어는 눈자위가 노란색이고 꼬리지느러미가 일자에 가까우며 전체적으로 누르스름한 색이 특징인데 3월 ~ 5월경 강 하구에서 산란을 하죠.
이 때문에 눈자위가 노란 가숭어는 11월 ~ 2월까지가 가장 맛이 좋으며 산란기인 4월경에는 가장 맛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반면에 눈자위가 검은 색인 숭어는 3월 ~ 5월 사이가 가장 맛이 좋을 시기입니다.
이때의 숭어는 기름도 많이 차 있을 뿐 아니라 거친 해역의 물살을 거슬러 올라오기 때문에 육질도 아주 쫄깃하고 맛이 좋은 것이죠.
다만 공통적으로 여름에는 어떤 숭어든 맛이 좋지 않다는 것은 알아두셔야 하겠네요. 어쨌든 지금 철의 숭어는 씹으면 사각거리는 식감이 느껴질 정도로 식감도 뛰어나고 맛도 좋습니다. 제철 숭어회는 지금 드셔야 할 때입니다.
이번에도 4월이 제철인 강포졸 추천 횟감과 수산물에 대해서 알려드렸는데요. 보약 같은 제철음식 드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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