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에 방어 많이 드셨나요? 보통 방어 때문에 다가올 겨울을 기다리는 분들이 많이 있죠? 이제는 기다리지 마세요. 여름에도 겨울 방어처럼 맛있고 기름진 진한 맛의 부시리와 잿방어를 드셔 보세요.
여름이 제철. 부시리와 잿방어 드세요. 방어와 부시리, 잿방어 구별법
겨울이 오기를 기다리는 이유 중의 하나는 정말 기름지고 맛이 진한 대방어를 먹기 위해서입니다. 해마다 겨울이면 항상 방어를 먹어왔는데요. 이제는 일반 횟집에서도 겨울에는 방어를 많이 판매하고 있어 예전보다 많이 대중화되었고 겨울철 대표 횟감으로 꼽히기도 하죠.
방어는 겨울이면 지방이 최고로 올라 회로 드시게 되면 고소하면서도 감칠맛도 나는 아주 기름진 생선인데 여름에는 살이 푸석푸석해지고 기름기도 없는 정말 맛이 없는 생선이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겨울을 기다리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방어를 맛보기 위함이기도 하죠. 방어에 대해서는 차후 따로 다루기로 하고 오늘은 여름에 더 맛있는 부시리와 잿방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름이 제철인 부시리(히라스)
그렇다면 방어를 먹을 수 없는 여름에는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바로 부시리입니다. 히라스로도 많이 알려진 이 부시리는 방어와 사촌지간인데 둘 다 농어목 전갱이류에 속하긴 하지만 그 철이 정 반대입니다. 방어는 겨울, 부시리는 여름이죠.
일단 전갱이 자체가 매우 기름진 생선이므로 제철 부시리 또한 상당히 기름지며 그 맛도 아주 비슷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겨울에 방어를 즐기시는 분들은 여름에는 부시리를 드셔야 한다는 것이죠. 물론 부시리도 큰 개체를 드셔야 그 고소하고 기름진 감칠맛을 느끼실 수 있어요.
이런 부시리는 일반적으로 방어보다는 더 큰 개체로 자라나게 되는데 사실 방어의 경우에는 겨울에는 다른 생선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그 맛이 좋지만 여름 방어는 개도 안 먹는다는 정도로 맛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 부시리는 방어에 비해 시기에 따른 맛의 변화가 별로 없는 편이라 제철인 여름에는 당연히 맛이 좋고 겨울에도 맛이 좋은 개체들이 있습니다.
또한 부시리도 크게 자라는 생선이므로 각 부위별로 다른 맛을 느낄 수가 있는데 방어와 비교하자면 식감이 좀 더 단단한 느낌이며 살색이 방어보다는 흰 정도이고 그 외 맛은 거의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겨울 방어 맛에 사무친 분들은 여름 부시리를 드셔도 대만족 하실 것으로 생각되네요.
가을부터 겨울까지 제철인 잿방어
잿방어라고 들어보셨나요? 잿방어 또한 상당히 크게 자라는 생선인데 이 또한 방어나 부시리처럼 전갱이 류 생선입니다. 따라서 방어와 마찬가지로 매우 고소하고 기름진 감칠맛을 느낄 수 있는데 외국에서는 아주 고급 생선으로 알려져 있고 낚시로도 유명하지요.
혹시 낚시게임에서 '엠버잭'이라는 물고기를 들어보신 기억이 있나요? 그것이 바로 잿방어입니다. 전갱이류 중에서는 가장 크게 자라는 녀석으로 잿방어는 늦은 여름부터 살을 찌우기 시작해서 가을에서 겨울까지 가장 맛이 오르는 생선입니다.
다만 이 잿방어도 마찬가지로 그 기름짐과 감칠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성장한 개체를 드셔야 하는데 일반 횟집에서 판매하는 작은 잿방어는 그 맛을 느끼기가 힘들죠. 큰 잿방어를 숙성해서 먹는 회는 최고라 할 수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방어의 인기에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본의 경우에는 방어류 중 최상급의 생선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잿방어도 부시리와 마찬가지로 제철을 덜 타기 때문에 늦은 여름부터 겨울까지 봄 철만 아니면 그 맛의 변화가 크지 않습니다. 또한 잿방어는 그 식감이 매우 단단하고 탄력이 있는 생선이므로 숙성을 했을 경우 방어보다 살의 물러짐이 적기 때문에 숙성회로 드시는 것도 매우 추천하는 생선입니다.
방어, 부시리, 잿방어 구별법
1. 방어
방어는 일단 다른 것 보다 이것만 알면 됩니다. 부시리나 잿방어와 가장 쉽게 구분할 수 있는 1가지가 주상 악골의 모양을 비교하는 것인데 주상 악골이 날카롭게 각져 있다면 방어이고 그렇지 않고 어느 정도 둥그런 모양이면 부시리나 잿방어라고 할 수 있어요. 밑에 사진의 화살표로 표시해 둔 곳이 방어의 주상 악골인데 상당히 날카롭게 각이 져 있습니다.
2. 부시리
부시리는 방어의 주상 악골보다 조금은 날카롭지 않은 모양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것이 방어와 부시리를 구별할 수 있는 가장 큰 차이점이라 생각됩니다.
3. 잿방어
잿방어는 밑에 사진에서 빨간색 화살표와 같이 이 주상 악골이 좀 더 둥글게 생겼네요. 그리고 파란색 화살표로 표시된 것처럼 눈에서부터 등지느러미까지 어두운 색의 띠가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런데 부시리와 비교해서 주상 악골의 둥근 정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가 어렵고 눈에서부터 등지느러미까지 나있는 어두운 띠는 성체가 될수록 사라지기 때문에 큰 개체일 경우 구분이 쉽지가 않죠.
그러나 이 잿방어를 구별할 수 있는 한 가지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잿방어의 꼬리지느러미를 보시면 알 수 있는데요. 밑에 사진에서 화살표로 표시해둔 바와 같이 꼬리지느러미 밑 쪽 끝 부분이 흰색임을 알 수 있어요.
이 외에 체형이나 체고 꼬리지느러미의 생김새, 눈의 높이나 가슴지느러미의 위치 등으로도 구분이 가능한데 그런 것은 한눈에 알아보기가 힘든 부분이라 제가 위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구분하시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주상 악골이 날카롭게 각져 있는 것이 방어이고 각이 져 있지 않은 것은 부시리나 잿방어인데 그중 잿방어는 꼬리지느러미 아래 끝이 흰색이라는 점만 기억하시면 쉽게 구분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방어, 부시리, 잿방어 맛 비교
방어와 부시리 그리고 잿방어는 모두 전갱이류입니다. 참고로 고등어 쪽에서 가장 큰 생선이 참다랑어이고 전갱이류 중에 가장 큰 녀석들이 이 방어들이에요. 그런데 전갱이 종류들은 모두 지방이 많아 기름지고 감칠맛이 좋은 진한 맛을 내는데 방어나 부시리 그리고 잿방어 또한 그 맛이 비슷합니다.
물론 횟집에서 활어로 판매하는 크기가 작은 개체들로는 진정한 맛을 느끼시지는 못하실 것 같고 크면 클수록 맛은 좋아지는데 아무리 적어도 5kg 이상은 되어야 어느 정도 맛이 나는 것 같더라고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철을 맞이해서 철에 맞게 드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은데 방어는 여름에는 가격도 정말 싸지지만 맛도 정말 싸지는 생선으로 여름에는 절대 피하셔야 하고요. 그나마 부시리나 잿방어는 산란기만 피하면 그 외에는 맛을 변화가 크지 않은 생선들입니다.
다만 식감에서 방어보다는 부시리나 잿방어가 더 탄력이 있고 단단하기 때문에 이들이 숙성해서 드시기에 더 적합한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런데 맛은 사람들마다 선호하는 맛이 있어 어떤 것이 더 맛이 좋다고 얘기하기는 좀 어려울 수 있겠으나 제 주관적으로는 잿방어를 꼽고 싶습니다.
잿방어는 방어만큼의 기름짐을 보장하는 동시에 살이 단단하여 숙성회를 즐기는 제게는 최고로 감칠맛을 끌어올려도 식감이 많이 무뎌지지 않고 기름이 팡팡 터지는 잿방어가 제일인 것 같은데 그건 다들 한번 드셔 보시고 평가를 해주셔야 할 듯합니다.
위 사진은 대방어 회인데 가마살에 마블링이 보이시나요? 저 가마살을 한입 씹으면 기름이 팡팡 터지면서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죠.
위의 사진은 부시리 회인데 부시리 뱃살에도 기름이 가득 차 있는 것이 보이실 거예요. 저기도 어느 정도의 마블링이 보이시죠?
마지막은 잿방어 회인데 여기서도 물론 마블링이 보이실 겁니다. 사실 이렇게 회들이 비슷비슷하니 어떻게 우열을 가리겠습니까? 사실 저도 각 생선이 제철일 경우에 생선회를 먹어보고 어떤 생선인지 알아맞혀 보라고 하면 정답을 말할 수 있을까 하고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이상으로 방어와 부시리 그리고 잿방어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지금 당장 겨울 방어의 맛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은 모두 부시리나 잿방어를 드셔 보시기 바랍니다. 당장 드시는 것이 겨울 대방어인지 부시리나 잿방어인지 헷갈리실 정도로 맛이 좋습니다. 이상 강포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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