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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의 모든 것

여름 제철 생선 벤자리의 모든 것

by 강포졸 2021.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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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리는 여름 한철에만 반짝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생선으로 서식지가 한정되어 있고 어획량도 적으며 여름에만 잠깐 어획되고 있는 관계로 쉽게 접하기 어렵지만 그 특유의 고소함과 차진 식감으로 인기가 높아져 가는 어종입니다. 

 

여름 제철 생선 벤자리의 모든 것

제가 7월이 제철인 추천 수산물로 벤자리를 추천드린 바가 있는데요. 오늘은 이러한 벤자리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벤자리는 20도씨 정도의 수온에서 서식하는 난류성 어류입니다. 따라서 대표적 난류인 쿠로시오 해류가 지나는 곳에서 많이 어획되는데 경남 홍도, 추자도, 사수도, 제주도 등이 그곳이지요.

 

따라서 우리나라보다 더 남쪽인 일본 규슈지역이나 동중국해에서는 벤자리가 매우 많이 서식하고 있는데 수온이 한참 오르는 5 ~ 6월경이면 그나마 따뜻한 남해 먼바다에 서식하다가 날이 차가워지기 시작하면 다시 남하하는 관계로 우리나라의 경우 남해 먼바다나 제주도까지가 벤자리가 서식하는 한계 지점이 되며 그래서 더 귀한 생선으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맛있는 벤자리와 맛없는 벤자리의 구분

벤자리는 농어목 하스돔과 에 속해 있는데 이와 비슷한 과의 어종으로는 하스돔, 동갈돗돔, 어름 돔, 딱돔이라 불리는 군평서니 정도가 벤자리와 비슷한 어종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벤자리는 회 맛이 아주 좋아 저도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어종인데 가끔 제철임에도 불구하고 형편없이 맛이 없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벤자리는 여름이 제철이라고 하여 여름에 먹었는데도 왜 맛이 없을까 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사실 최고 품질의 벤자리를 드시기 위해서는 일정한 조건이 필요합니다. 벤자리는 맛이 좋을 때와 맛이 없을 때의 차이가 매우 큰 생선이기 때문에 맛이 없는 벤자리를 회로 드신다면 그냥 일반 싸구려 생선회를 먹는 것과 다르지 않지만 맛있는 벤자리는 드시게 되면 그야말로 최고의 맛을 자랑하기 때문에 맛있는 벤자리를 잘 고르시는 것만이 최고의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지름길인 것이죠.

 

맛있는 벤자리의 조건

1. 산란 전 벤자리를 찾아라.

 

벤자리의 산란철은 7 ~ 8월입니다. 그런데도 벤자리의 제철은 여름이죠. 바로 이 때문에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인데 벤자리는 산란을 하고 나면 급격하게 맛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벤자리는 특이하게도 산란을 하기 전이라면 알이 가득 차 있더라도 맛이 좋습니다. 보통은 알이 가득 차 있는 경우 알에 영양분이 모두 빼앗기기 때문에 살은 푸석하고 맛이 없는데 벤자리는 특이하게도 산란을 하기 전이라면 살도 맛이 너무 좋은 것이죠. 

 

문제는 벤자리의 산란이 그때그때 달라진다는 것인데요. 벤자리가 7 ~ 8월경에 산란을 하는 관계로 7월 제철 수산물로 벤자리를 추천드렸지만 빠르면 7월 초에 산란을 해버리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게 되면 벤자리는 정말 맛이 없는 생선이 되는 것이죠. 

 

따라서 여름에 가장 맛이 좋은 생선이지만 산란 후의 벤자리는 정말 추천드리지 않는다는 것인데 사실 산란 시기를 정확하게 알 수가 없으니 참 답답한 노릇입니다. 따라서 6월 경에 벤자리를 드신다면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맛이 좋을 것이고 7월에 산란을 하지 않은 벤자리를 구하게 되시면 정말 최고인 것이죠. 

 

2. 돗 벤자리를 찾아라.

 

출세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출세어라는 것은 생선이 성장함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달라지는 어종을 의미하는데요. 벤자리 또한 출세어입니다. 같은 종류의 물고기지만 30cm가 안 되는 작은 개체는 아롱이라 부르고 그 이상의 벤자리, 그리고 50cm가 넘어가는 개체를 돗 벤자리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죠. 

 

사실 이것은 벤자리뿐 아니라 어떤 어종이라도 개체가 클수록 지방이 많이 차고 맛이 좋은데 벤자리도 예외는 아니죠. 벤자리만의 깊은 고소함과 풍미를 느끼시기 위해서는 큰 개체일수록 좋습니다. 다만 산란 전의 벤자리여야 한다는 것은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3. 숙성 시간은 짧은 것이 좋다.

 

저는 숙성회를 매우 좋아하고 집에서 숙성을 한 후에 회로 먹는 것을 즐기는 편인데 벤자리의 경우에는 그게 좀 틀려집니다. 일단 벤자리는 흰 살 생선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고 나면 살이 급격하게 물러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더욱이 산란이 끝난 벤자리의 경우에는 숙성을 하고 나면 살이 더 푸석해지고 맛이 없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따라서 벤자리는 크기가 크든 적든 활어회로 드셔 보시는 것을 추천드리며 숙성을 하게 되더라도 6시간 안으로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숙성을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만 신경을 파괴하여 생선의 사후 경직을 느리게 해주는 신케지메를 하신다면 벤자리가 살이 물러지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으므로 숙성회로 드시고 싶으시다면 신케지메 기술을 익혀 두시는 것이 좋겠네요. 

 

신케지메 하는 방법은 제가 이미 포스팅했던 바가 있으므로 잘 참고하셔서 벤자리를 낚시로 잡게 되시거나 혹은 수산시장에서 구매하시게 되면 반드시 신케지메를 해 달라고 요청을 하시거나 아니면 직접 꼭 한번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벤자리 먹는 방법

1. 회

 

양식-벤자리-회
양식-벤자리-회

 

위 사진은 양식 벤자리 회인데 횟감의 빨간색이 뿌옇게 흐려져서 잘 보이지가 않죠? 그것은 기름층이 있어서 그런 것인데 이런 벤자리가 진짜 맛이 좋은 벤자리이죠. 양식이라 자연산보다는 못하지만 이 정도만 해도 아주 훌륭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벤자리 회 맛을 확실히 보기 위해서는 제주도로 가야 합니다. 벤자리를 드시기 위해서 의식적으로 찾으시기보다는 제주도 놀러 가신 김에 벤자리를 드시는 것이죠. 제주도 서귀포에는 자연산 벤자리 회를 취급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서귀포 올레시장에서 성산과 표선, 중문, 모슬포까지 벤자리를 취급할 확률이 높으니 여행을 하시다가 물어보시면 될 것 같네요. 

 

그게 아니면 노량진 수산시장으로 가셔야겠죠? 새벽 경매장에서는 활 벤자리를 판매하는 경우가 있고 노량진 수산시장 경매장 지하 1층에 있는 서울 수산에서도 벤자리를 판매하는 경우가 있으니 여기서 구매하시면 될 것 같아요. 다만 말씀드린 바와 같이 벤자리는 죽은 후에 급격하게 살이 물러지기 때문에 신케지메는 필수이고요. 되도록이면 회로 손질하지 마시고 필렛 상태로 손질한 후에 집에서 바로 썰어 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회로 잘게 썰어놓은 것은 필렛 형태보다 숙성이 더 빨리 진행되고 살의 물러짐도 더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이를 유념하시고 필렛 형태로 가져가 보세요. 집에서 잘 드는 칼로 회를 썰어 먹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한번 시도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소금구이

 

벤자리는 여러 가지로 특이한 부분이 많은 생선인데 그중 하나는 불로 굽게 되면 물러진 살이 다시 단단해집니다. 그 질감이 마치 복어와 비슷해서 회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생선이죠. 이 생선을 굽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은데 그냥 생선에 칼집을 내고 소금을 뿌린 후에 구워 주면 됩니다. 

 

집에서는 팬에 기름을 두른 후 구워주시면 되는데 그래도 숯불로 구워 주시면 더 맛이 좋지 않을까요? 석쇠에 올린 후 잘 손질된 벤자리를 구워서 드시면 그 맛이 정말 환상적일 것입니다. 

 

3. 생선조림

 

벤자리는 생선조림으로도 상당히 많이 쓰이는 식재료인데 달짝지근한 간장조림으로 드셔도 되고 청양고추를 몇 개 썰어 넣고 매콤하게 드셔도 상당히 맛이 좋은 생선입니다. 

 

지금까지 여름에 제철인 생선 벤자리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벤자리는 회유성 어류이기 때문에 그날그날 수온과 환경적 요인에 따라 어획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최근 일본이나 중국에서 양식으로 길러지고 있으며 일부가  수산시장으로 유통되는데 그 맛은 자연산 벤자리에 비할바가 아니기 때문에 제주도에서 벤자리를 드신다면 자연산인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셔야 하고 수산시장에서 구입하실 때도 자연산인지 양식인지 꼭 확인을 하셔야 합니다. 다만 양식 벤자리의 경우 일본산이 조금 더 맛이 좋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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