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시메(이케지메)와 신케지메
지난 시간에 숙성회와 활어회의 차이에 대해서 포스팅했던 적이 있는데 기억하시나요? 숙성회와 활어회는 서로 상반되는 특징이 있었죠.
1. 숙성회의 특징
생선 고유의 맛과 배가된 감칠맛, 잘 숙성된 회에서 느껴지는 찰진 식감
2. 활어회의 특징
쫄깃한 식감, 살아있는 상태에서 회로 요리하여 싱싱하다는 신뢰감
여기서 숙성회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그것은 숙성기간이 길어질수록 식감이 물러진다는 것인데요. 그러나 저번 포스팅에서 식감의 물러짐을 최소화하면서 감칠맛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했던 거 기억하시죠? 그게 바로 이케시메와 신케지메입니다.
우리가 식당에서 먹는 숙성회는 대부분 최대한 생선의 식감 손실을 막기 위해서 긴 시간 동안 숙성을 하지는 않는데요. 문제는 짧은 시간 동안의 숙성으로는 생선의 감칠맛을 최대한 끌어올리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제 경우에는 예전에 참돔 숙성을 하였는데 1주일 동안 숙성한 이후에 회로 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물론 식감이 아주 많이 물러졌습니다.
이케시메(이케지메)
이케시메(이케지메)란 생선의 뇌를 송곳 혹은 뾰족한 도구를 이용해서 한 번에 찔러 생선을 빠르게 뇌사시키는 방법인데 이케시메 과정을 통해 생선의 에너지를 보존하고 감칠맛을 높이며 식감을 최대한 유지하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모든 생물은 ATP라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데 생선의 경우 죽고 나면 ATP라는 에너지가 이노신산으로 전환되며 여기서 이노신 작용이 일어나게 되면서 생선의 감칠맛이 올라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케시메를 통해 생선을 일격필살 하게 되면 생선은 더 이상의 움직임을 멈추고 더 이상 체내 ATP를 소진하지 않게 되며 그 ATP는 이노신산으로 전환되어 감칠맛을 높이게 되는 것이죠.
생선회를 손질할 때 생선의 피를 빼기 전 송곳 등으로 이케시메 하여 빨리 뇌사상태로 만드는 것만으로도 큰 차이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신케지메
생선을 잡은 후 짧은 시간 안에 회로 드신다면 이케시메만으로도 충분합니다만 생선을 1일 이상 숙성해야 하는 경우 신케지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신케지메라 함은 생선의 척수(신경)를 파괴시키는 것으로 생선의 신경이 죽어버리기 때문에 사후 경직을 늦출 수 있고 이로써 신케지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생선보다 장기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기는 것이죠. 즉 생선의 감칠맛은 높이면서도 식감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생선은 죽은 지 1 ~ 2시간 내에 근육이 단단하게 굳어지는 사후 경직 상태가 오게 되고 통상 8시간 안으로 근육이 다시 풀어지는 상태가 되는데 근육이 단단하게 굳어지는 1 ~ 2시간 사이의 상태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횟감의 상태라 할 수 있죠. 그만큼 식감이 쫄깃해진다는 말이니까요.
그러나 신케지메 과정을 거치게 되면 이러한 사후 경직 상태를 늦출 수 있어 24시간이 지나도 쫄깃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입니다.
이케시메(이케지메) 및 신케지메 하는 방법
- 이케시메 하는 방법
이케시메와 신케지메를 하는 방법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일단 이케시메를 위해서는 생선의 측선 가장 높은 부분을 직선으로 연결하고 아가미 안쪽 수직으로 일자 된 지점의 연결선이 만나는 지점을 정확하게 송곳 혹은 뾰족한 도구로 후벼 파는 것입니다.
- 신케지메 하는 방법
신케지메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나 대부분 신경이 지나가는 자리를 찾아내기가 어려워 추천드리지 않고 초보들에게 가장 쉬운 방법은 꼬리 쪽을 통해 스테인리스 강선을 집어넣어 신경을 박살 내는 방법입니다.
일단 꼬리 쪽을 생선의 뼈가 반쯤 잘리도록 칼질해 줍니다. 그리고 척추뼈를 자세히 보면 위쪽과 아래쪽에 각각 1개씩의 구멍을 볼 수 있는데 그중 위쪽에 있는 구멍이 신경이 있는 통로이므로 해당 구멍에 강선을 집어넣고 왔다 갔다 하면서 신경을 파괴해 줍니다.
이상으로 이케시메와 신케지메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케시메와 신케지메 하는 방법도 자세하게 설명해 드렸으니 이제는 이케지메, 신케지메를 통해서 쫄깃한 숙성회를 맛볼 수 있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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