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하면 굴의 계절이죠?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은 그 영양가가 매우 높을 뿐 아니라 맛도 상당히 좋은데요. 오늘은 굴을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과 철마다 굴을 자주 드시는 분들을 위한 굴에 대한 상식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가공방법에 따른 굴의 종류
사실 굴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만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굴은 모두 참굴입니다. 그러나 같은 참굴이라 하더라도 그 가공방법에 따라 3가지 종류로 나뉘는데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1. 석화
여러분들은 석화와 굴의 차이를 아시나요? 석화(石花)를 풀이하면 돌석에 꽃화를 사용하는데 이는 석화를 바라봤을 때 돌에 붙어있는 모습이 마치 꽃이 핀 것 같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입니다. 쉽게 말해서 석화란 자연산이든 양식이든 껍데기와 함께 유통되는 굴을 의미합니다.
2. 하프 쉘
하프 쉘이란 한쪽 껍데기를 제거하여 우리가 먹기 쉽게 손질되어 유통되는 석화를 뜻하며 바로 먹을 수 있는 상태로 생식을 할 수가 있죠. 다만 하프 쉘의 경우 석화보다는 가격은 비싸고 양은 줄어들기 때문에 가성비 측면에서는 석화가 더 우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선도에서도 하프 쉘보다는 석화가 더 좋다고 할 수 있는데요. 하프 쉘의 경우 석화의 한쪽 껍질을 제거한 상태이기 때문에 굴의 살이 공기와 직접 접촉한 상태로 유통이 되는 것이므로 살아있는 상태에서 공기와의 접촉이 없는 석화보다 선도가 떨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역시 편의성 측면에서는 하프 쉘이 유리하죠. 아무런 전처리 없이 그냥 먹기만 해도 되기 때문에 하프 쉘을 이용하는 분들도 상당히 많고 또 식당에서 판매되는 석화 또한 식당에서 하프 쉘을 공급받아 제공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3. 알굴
알굴은 이러한 굴들을 손질하여 살만 발라놓은 것을 뜻하는데 크게 봉지굴과 통에 담긴 굴이 있으며 마트에 가면 흔히 볼 수가 있죠. 그리고 시장에 가면 얼음 위에 알굴을 많이 올려두고 판매하고 있는데 사실 통에 담긴 굴이나 봉지굴은 우리가 굴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없습니다.
문제는 재래시장 등에서 판매되는 굴인데요. 매대에 많은 양의 알굴이 쌓여 있어 선도 좋은 굴을 고르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선도 좋은 굴을 고르기 위해서는 굴의 색깔이 밝고 선명하며 유백색에 광택이 나는 것을 골라야 합니다. 그리고 부분적으로 속살이 비칠 만큼 투명하면 아주 좋은 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를 추가하면 석화나 하프 쉘의 경우 알맹이를 꺼냈을 때 굴의 테두리가 까만 것도 있고 색이 좀 흐린 것도 있는데 이는 굴의 선도와는 큰 상관이 없으나 그래도 굴의 테두리가 까만 것이 더 맛은 좋은 것 같아요.
반면에 윤기가 없고 누런색으로 변색되어 광택도 없으며 거뭇거뭇하게 멍울진 것은 선도가 좋지 못한 개체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물학적으로 분류되는 굴의 종류
굴은 생물학적으로도 몇 가지로 구분되는데 우리가 가장 흔하게 먹는 참굴을 제외하면 나머지 굴들은 우리가 흔하게 접하기는 쉽지 않은 종류들입니다.
1. 참굴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굴을 참굴이라 합니다. 보통 석화나 하프 쉘, 또는 알굴로 가공되어 유통되는 대부분의 굴이 바로 이 참굴입니다. 굴 먹는 분들의 90% 이상이 모두 이 참굴을 드시는 것이죠. 그만큼 가장 소비량도 많고 양식 또한 대량으로 이루어지고 있답니다.
서해에서 얻는 굴은 남해나 통영의 굴보다 크기가 작으면서 어리굴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들이 같은 종임에도 크기가 작은 이유는 서해의 경우 조수간만의 차이로 인해 하루의 반나절은 바닷물 속에서 양분을 먹고 자라고 나머지 기간은 물밖에서 지내기 때문에 성장이 느린 것입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서 계절에 따라 하루의 반을 여름 더위와 겨울 추위를 그대로 견뎌내야 하기 때문에 바닷물 속에서만 성장하는 일반적인 수하식 양식굴보다는 살이 단단하고 진한 굴 향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석화나 하프 쉘, 알굴이 대부분은 이 참굴을 가공한 것들이며 노량진 수산시장과 같은 수산시장이나 재래시장에서도 많이 판매하고 있습니다.
2. 바위굴
여름이 제철인 바위굴의 산란기는 9월 ~ 11월이기 때문에 산란기가 오기 전인 여름이 제철인 굴입니다. 다만 참굴이 1년이면 식용이 가능할 정도로 자라는 반면 바위굴을 먹기 위해서는 수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야 하며 참굴보다는 훨씬 크기가 크고 가격도 많이 비싸죠.
보통 잠수부가 직접 바다 깊이 들어가서 채취해 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양식도 어렵고 노력도 많이 들기 때문에 가격이 상당이 비싼 편이며 아주 고급 굴로 인식되고 있어요.
3. 토굴
참굴이 바위 등에 부착하여 자생하는 부착생물인데 이 갓굴은 바다의 진흙 바닥에서 다른 물체에 붙어서 사는 굴이며 역시 크기는 참굴보다 큰 편입니다. 지역에 따라 갓굴이나 떡굴이라고도 불리는데 다른 굴들은 그 생긴 모양이 일정하지 않지만 토굴은 일정하게 둥글넓적한 모양이 특징입니다.
자칫 굴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가리비와 그 모양이 유사한 편이고 맛이 상당히 좋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 토굴을 기름과 함께 깨소금에 버무려 구워낸 '토화적'이라는 고유의 음식도 존재합니다.
4. 벚굴
역시 크기가 참굴보다 훨씬 큰 개체이고 바다와 강이 만나는 지역에 서식하는 굴입니다. 특히 섬진강 하구에서 많이 자생하고 있어 화개장터 인근에서 많이들 판매되고 있죠. 껍데기의 크기에 비해 살이 크지 않아 벙굴이라 불리기도 하고 벚꽃이 피는 시기에 맛이 좋다고 해서 벚굴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벚굴은 아쉽게도 양식을 불가능하며 특히 바다 굴과 비교해서 비린내가 많이 나지 않고 바다 굴에 비해 아연 함량 또한 3배에 달하는 아주 고급 식재료인데 다만 그 맛이나 향이 바다 굴에 비해서 약한 편입니다.
굴의 제철과 세척법
굴은 사실 여름에도 드실 수가 있습니다만 대부분 10월 ~ 3월 초까지가 가장 굴을 많이 드시는 시기이고 그중에서도 11월 ~ 2월까지가 가장 살도 많고 통통한 굴을 드실 수 있는 시기입니다. 물론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고 흔히 생각하는 참굴을 기준으로 설명드리는 것입니다.
물론 바위굴의 경우에는 날씨가 한참 더운 여름이 제철이지만 우리는 참굴을 제외한 다른 종류의 굴들을 접할 기회는 쉽게 오지 않기 때문에 참굴에 대해서만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굴은 여름에도 드실 수가 있는데 다만 노로바이러스의 걱정 때문에 쉽게 접하기가 어려운 것이죠. 그러나 사실 노로바이러스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가열하여 조리해 드시면 안전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생굴의 맛을 잊지 못한다는 점이 딱 걸리네요.
따라서 생굴을 드실 때는 깨끗하게 세척하는 것이 중요한데 굴을 세척할 때는 보통 소금을 넣고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주물러서 세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라도 세척을 해 주시는 것이 좋은데 제가 추천드리는 방법은 무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일단 무를 갈아서 갈아진 무에 굴을 넣고 부드럽게 조물조물 주물러 주는 거예요. 그러면 굴을 아주 깨끗하게 세척할 수 있는데 무의 섬유질이 굴의 이물질들을 깨끗하게 제거해주기 때문에 알굴의 경우에는 이런 방법으로 세척해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만 석화나 하프 쉘의 경우가 문제인데 이런 석화나 하프 쉘을 드실 때는 흐르는 물에 부드러운 칫솔 등을 이용해서 굴을 가장자리를 부드럽게 문질러 주시면서 씻어내고 드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한번 해 보시면 왜 제가 굴을 잘 세척해 드시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실 거예요. 칫솔이 금방 새까맣게 변할 것이고 이물질이 나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실 거예요. 그래서 저는 항상 알굴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일단 세척하기가 비교적 쉽고 간편하기 때문이죠.
알이 큰 남해 양식굴과 서해 어리굴 중 무엇이 맛있을까?
대체적으로 양식 굴이 크기가 큰 편인데 남해에서 나는 자연산 굴은 크기가 더 큽니다. 그래서 이런 큰 굴들은 생식용으로 드시는 것을 추천하고요. 보통 우리는 봉지굴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그보다 더 작은 것은 가끔 재래시장에서 판매되는 서해 자연산 굴인 어리굴입니다.
이 어리굴은 젓갈로도 많이 사용되는데 알은 작지만 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찾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따라서 큰 굴이 맛이 좋은지 작은 굴이 맛이 좋은지는 객관적인 기준은 없으나 저는 개인적으로 굴을 생식하는 것을 좋아하며 큰 굴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이것은 직접 한번 비교해 보시고 취향에 맞게 선택하시면 되겠는데요. 입안 가득 넣고 씹어먹는 만족감을 느끼시기 위해서는 남해 굴을 드시는 것이 좋고 강하고 진한 굴 내음을 느끼시기 위해서는 서해 어리굴을 드시는 것이 좋겠네요.
굴의 유통기한과 굴요리
굴은 입이 닫혀있는 경우 살아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데요. 보통 시장에 가면 10kg ~ 20kg 단위로 망태기에 묶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그날 당장 먹지 못할 경우에는 냉장고에 넣어두게 되면 석화가 싱싱한 상태로 살아 있는 경우에는 2일 ~ 3일까지는 충분히 보관이 가능합니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봉지굴의 경우에는 유통기한을 잘 보셔야 합니다. 뒷면이나 아래쪽에는 포장일과 유통기한을 확인할 수 있는데 보통은 포장일로부터 일주일 정도가 유통기한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유통기한이 2일 ~ 3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판매가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유통기한을 잘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경우에는 생식은 하지 않는 것을 권해드리며 유통기한이 약 2일 ~ 3일 정도 지났다고 하면 그때는 가열해서 조리용으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가급적이면 빨리 드시는 것이 좋겠죠?
특히 재래시장에서 유통되는 알굴이 유통기한에 취약할 경우가 많은데요. 아랫면은 얼음에 닿아서 차가운 온도로 유지되고 있는 반면에 위쪽은 공기에 노출되고 있어 선도가 빨리 저하되는 것이죠.
이런 굴들은 주문량에 따라 근수로 1근이나 2근 정도를 봉지에 담아 주는데 여기서 특이한 점은 육류에서 1근은 600g인데 반하여 수산물의 1근은 400g이라는 점이죠. 이런 알굴을 구매하시게 되면 최소 2일 ~ 3일 안에는 드셔야 하며 3일이 지나면 생식을 하기보다는 가열하여 조리해 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 이후로는 굴의 냄새를 맡아보고 판단을 하셔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의심이 된다면 드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굴 보쌈용 김치, 굴밥, 굴무침, 굴튀김, 굴전 등이 있습니다. 굴전의 경우 큰 알을 하나 그대로 전을 부치는 경우도 있고 작은 굴들을 모아서 굴전을 만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각자가 맛도 좋고 그만의 매력이 있어요.
어리굴을 이용해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굴국밥, 굴 전등이 좋습니다. 어리굴은 크기가 작지만 향이 강하기 때문에 국밥이나 굴전을 만들 때 그 향이 더 많이 느껴지기도 하는 굴이죠.
자연산 석화의 경우에는 알이 클수록 좋고 서해에서 자생하는 어리굴 또한 전체적으로 비교적 크기가 작긴 하지만 그들 중에서도 알이 클수록 맛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굴의 종류와 제철 그리고 굴 요리 및 유통기한 등을 자세하게 알아보았습니다. 굴의 계절이 다가온 만큼 여러분들도 맛있고 영양가 높은 굴 많이 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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