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 먹는 횟감에 대해서 포스팅 한 바가 있습니다. 여름철이라 하더라도 충분히 위생적인 환경에서 조리된 것이라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고 오히려 여름에 더 맛있는 횟감이 있다고도 알려드렸는데 이번에는 정말 여름에 드시면 탈이 날 수 있는 수산물들을 알려드릴게요.
얼마 전 TV 프로그램 중에 '안 싸우면 다행이야'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있을 때였어요. 출연자들이 직접 자연산 수산물들을 채취하거나 어획하여 요리해 먹는 장면이 나왔는데 자연산 섭을 삶아 먹는 것을 보고 이번 포스팅의 주제를 정했습니다.
날씨가 더워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모습을 보니 최근에 촬영한 것이 맞는 것 같았는데 사실 정확하게 언제 촬영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풀도 많이 자라 있고 날도 매우 덥게 느끼는 것 같은 모습에 아마도 최근에 촬영한 것으로 생각을 했었고요. 따라서 여름에 먹으면 위험할 수도 있는 수산물에 대해서 하나씩 알아보도록 할게요.
자연산 홍합(섭)
홍합에 대해서는 한번 알려드린 바가 있는데요. 사실 여름철 홍합은 '삭시토신'이라는 마비성 패류독소를 포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패류독소는 2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설사를 유발하는 독소가 있고 마비를 일으키는 독소가 있습니다. 이 중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을 만큼 치명적인 것이 바로 마비를 일으키는 마비성 패류 독소입니다.
평소에는 너무 맛이 좋은 홍합이 여름에만 이러한 패류독소를 갖게 된 이유가 있는데요. 홍합은 바닷물과 함께 여러 유기물과 플랑크톤을 섭취하고 이를 영양분 삼아 성장하게 되는데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경우입니다.
주로 봄철에 많이 발생하는 유독성 플랑크톤을 계속적으로 섭취하다 보니 해당 플랑크톤을 통해 유독성 물질이 체내에 축적되게 되는 것이 바로 그 이유인데요. 이러한 발생 시기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으며 동해의 경우 5월 ~ 8월, 서해와 남해의 경우 4월 ~ 6월인데 홍합의 체내에 축적된 그 유독성 물질이 바로 위에 설명했던 삭시토신인 것이죠.
다만 삭시토신을 만들어 내는 원인인 유독성 플랑크톤의 경우 온도와 장소에 따라 서식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따라서 어떤 홍합이 삭시토신을 품고 있는지는 전혀 알 수가 없죠. 다만 양식 홍합의 경우에는 출하가 되기 전 홍합에 대한 패류독소 잔류검사가 필수적이므로 패류독소가 없는 홍합만이 유통될 뿐이죠.
다만 우리가 섭이라 부르는 자연산 홍합의 경우에는 당연히 패류독소에 대한 잔류검사가 이루어지지 않겠죠? 개인이 채취를 하든 혹은 다른 사람이 채취한 것을 구매했든 자연산 홍합의 채취를 정부에서 일일이 관리감독을 할 수 없으니 당연히 자연산 홍합에 대한 패류독소 검사 또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인해 여름에 홍합을 드시고자 한다면 양식 홍합만 드시는 것을 추천드리며 여러 가지 홍합의 종류 및 홍합이 자연산인지 양식인지를 확인하는 법과 각 홍합의 제철, 암수 구분법에 대해서 포스팅한 적이 있어 이를 링크로 달아놓을 테니 참고하세요.
자연산 패류의 중장선
사람들의 선호도에 따라 틀리긴 하지만 보통 일반인들은 양식보다 자연산을 찾으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번에도 또 자연산에 한해서 드시지 않는 것을 추천드리는 것이 전복이나 가리비, 참소라 같은 패류들인데요. 이번에 위험요소는 홍합과 같은 패류독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중장선을 의미합니다.
패류에는 중장선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사람 신체의 간과 췌장의 역할을 하는 부분입니다. 즉 먹이활동을 한 후 이를 소화시키기 위한 소화액을 분비하고 영양분을 저장하는데 일부 유해 조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독성 물질을 포함하거나 중금속을 축적하기도 하는 곳입니다.
이런 것은 역시 자연산에 한해서인데 자연산 전복과 참소라에는 광감작을 일으키는 피로페오포르바이드라는 독성물질이 축적되어 있을 확률이 높고 이들은 주로 봄철에 나타나기 시작해서 7월경부터는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 기간에는 전복내장을 생식하시는 것을 피하시고 참소라의 경우에는 시기와 상관없이 내장을 드시지 않거나 중장선을 제거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참소라의 내장은 절대 생식을 하지 마시고요.
다만 우리가 먹는 전복이나 가리비의 경우 대부분은 양식이므로 안전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민감한 분들의 경우에는 중장선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겠네요. 이러한 중장선을 섭취하고 일정한 조건에 부합하게 되면 광감작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는 햇볕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현상으로 복통과 설사 및 어지럼증을 유발하며 햇볕을 보게 되면 피부가 빨갛게 부어올라 가렵고 불에 타는 듯한 통증이 수반되는 증상입니다.
생굴
한 겨울에도 생굴을 먹다가 노로바이러스나 참굴큰입흡충에 감염된 사례를 접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특이하게도 참굴큰입흡충은 전남 일대를 비롯해서 신안 등 해안에 자생하는 굴에서만 발견되는데 이는 이 지역이 참굴큰입흡충의 중간 매개체인 검은머리물떼새의 서식지이자 주 먹잇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양식굴은 이러한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데 다만 여름에는 생굴을 드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가장 염려되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장염 비브리오와 각종 식중독입니다. 싱싱한 굴을 채취한 상태라 하더라도 여름철에는 기온이 높고 습도까지 높은 상태에서 장시간 운반과정을 통해 생굴의 상태가 금방 상하게 되고 식중독균 또한 빠르게 번지게 되죠.
따라서 여름 굴은 반드시 생식을 피하고 익혀 드실 때도 냄새를 맡은 후 상한 개체인지 여부를 꼭 확인합니다. 다시 한번 여름에 생굴을 드시는 것은 반드시 피하시고 또한 조리를 해서 드시는 경우에도 가급적이면 겨울에 채취하여 급랭해 둔 냉동굴을 드시거나 혹은 현지에서 바로 채취하자마자 먹을 수 있는 싱싱한 굴을 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장어류의 피
여름철 보양식이라고 하면 장어는 빠지지 않고 거론되죠? 시중에 유통되어 우리가 먹는 장어의 종류는 크게 4가지로 뱀장어, 갯장어, 붕장어, 먹장어인데 이들은 모두 여름이 제철입니다. 다만 먹장어는 오늘 다룰 주제에서 제외를 해야겠습니다. 사실 우리가 곰장어로 많이 알고 있는 먹장어는 장어의 종류가 아니기 때문이죠.
뱀장어와 갯장어, 붕장어 같은 장어과 어류들의 혈액에는 이크티오헤모톡신이라는 독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독성물질은 단백질 독이므로 열을 가하게 되면 사멸되기 때문에 조리를 해서 드실 경우에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다만 문제는 회로 드실 경우인데요. 특히 여름 제철 생선인 붕장어를 회로 드시는 경우가 많죠? 이때 붕장어의 피를 깨끗하게 제거하지 않는다면 구토나 설사, 호흡곤란 등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뱀장어의 경우 회로 먹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문제 될 것이 없겠으나 붕장어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붕장어의 경우 아나고 세꼬시 등으로 생식을 하는 관계로 식당에서도 핏기를 없애기 위해 물에 여러 번 헹구는 과정을 거치게 되죠.
그렇다면 같은 장어류인데도 갯장어의 경우는 어떨까요? 사실 어류는 뼛속에도 피를 포함하고 있는데 특히 붕장어의 경우 뼈째회로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뼛속에 포함된 피를 빼기 위해서 탈수기에 돌리는 작업을 할 정도로 피 제거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붕장어의 뼈가 물렁물렁하기 때문에 뼈째회로 먹기에 알맞고 더 고소하고 좋은 식감을 낼 수 있는 반면 갯장어의 경우에는 뼈가 매우 단단해서 뼈째 썰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갯장어를 회로 드실 때는 보통 뼈째회를 먹는 경우가 없고 포를 떠서 살만 발라먹는 관계로 살에 묻은 피만 깨끗하게 제거한다면 문제는 없는 것이죠.
거북손
이 수산물은 생긴 것이 꼭 거북이의 손을 닮았다고 해서 거북손이라 이름 붙여졌고 일부 유튜버들이 거북손 먹방을 진행하며 유명해져서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된 수산물입니다. 거북손은 우리나라 전 해안에 서식하고 있으며 조개류라고 하기보다는 갑각류에 더 가까운 부착생물입니다.
이들은 바다 암반에 붙어서 서식하면서 바닷속 플랑크톤을 먹고사는데 이 때문에 유독성 플랑크톤이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거북손 일부에서 패류 독소를 함유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 포스팅 내 다른 수산물보다 그 정도가 심하지는 않으며 많은 양을 한꺼번에 섭취하지만 않으면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많은 양을 한꺼번에 섭취하게 될 경우에는 복통이 있거나 설사를 유발할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문제는 거북손의 경우 흡사 조갯살과 게살을 합쳐놓은 듯한 맛에 짠맛과 단맛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약간의 오징어 향이 어울려 있는 것으로 간단히 삶아서 속살만 까먹으면 되는데 속살을 발라 먹는 것도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먹다 보면 자연스럽게 많이 먹게 되는 것이죠.
플랑크톤을 먹이로 서식을 하는 대부분의 패류들이 이러한 패류독소에 노출되어 있으며 다만 이러한 독성 플랑크톤은 4월 중순 ~ 5월까지가 가장 많은 시기이고 그 이후 줄어들게 되므로 봄에는 피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패류독소는 가열하거나 조리를 해도 사라지지 않지만 수온이 20도씨 이상 올라가면 자연적으로 사멸하게 됩니다.
군소
군소는 바다달팽이라고 불리는 수산물로 해조류를 먹고사는 생물입니다. 전국 해안에 서식하고 있어 해안가나 섬마을 지방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고 삶아 먹거나 회로 먹는 식재료입니다.
그러나 군소를 드실 때는 매우 조심하셔야 합니다. 특히 산란기인 5월 ~ 7월경에는 알과 내장에 보라색의 먹물을 품고 있으며 적이 나타나면 이런 먹물을 뿌려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는데 문제는 이러한 먹물에는 독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혈관부종, 간염을 유발하게 되고 구토와 복통, 어지러움과 황달 현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더욱이 이러한 독성은 군소를 익혀서 드시더라도 사라지지 않으므로 바다에서 직접 채취한 군소를 드실 경우 이를 반드시 알과 내장과 먹물을 깔끔하게 제거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여름철에 가장 조심해야 할 수산물과 그 이유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보았는데요. 사실 사람의 면역력과 개체에 따라 결과가 모두 다를 수도 있지만 이들은 각기 다른 이유에 의해서 드실 때는 항상 유의하셔서 드셔야 할 것 같아요. 비싼 수산물 드시고 아프면 안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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