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산물의 모든 것/일식 주방장

잿방어 회. 숙성회의 제왕. 집에서 쉽게 회 뜨는 방법.

by 강포졸 2021. 7. 23.
반응형

생선을 숙성해서 회를 떠먹으면 더 감칠맛도 좋고 깊고 진한 맛이 난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다만 숙성을 하게 되면 식감이 물러지는 것이 단점인데 그 두 가지를 다 잡을 수 있는 잿방어. 바로 숙성회의 제왕이죠. 이제 그 잿방어 집에서 싸게 회 떠먹는 방법 알려 드리겠습니다. 

 

잿방어 회. 숙성회의 제왕. 집에서 쉽게 회 뜨는 방법.

지난번에 노량진 수산시장 이용 꿀팁을 알려드렸습니다. 수산물을 아주 싸게 구매할 수 있었죠. 그 당시 저는 잿방어와 오징어를 구매했는데요. 오늘은 당시 구매했던 잿방어를 아주 간단하게 회 떠서 먹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저만 따라오세요. 

 

일단 방어는 겨울이 제철이라 지금처럼 더울 때는 방어가 매우 맛이 없을 때입니다. 따라서 여름에는 방어와 그 맛이 유사하지만 제철이 정 반대인 잿방어나 부시리를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잿방어나 부시리는 식감이 방어보다 단단한 편이기 때문에 숙성과정을 거치더라도 식감이 많이 물러지지 않아 숙성회로는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생선입니다. 

 

지난번에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잿방어와 오징어를 구매했는데 오늘은 이 잿방어부터 집에서 떠먹는 방법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저는 더 큰 잿방어를 구매하고 싶었는데 더 큰 개체가 다 나가버려서 4.4Kg짜리로 만족을 해야만 했는데요. 이 잿방어 역시 살이 많아서 한참을 두고 먹게 되었네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오로시를 끝낸 잿방어를 숙성시켜 회 뜨는 법

 

잿방어-필렛
잿방어-필렛

 

1. 해동지 갈아주기

 

노량진 수산시장 경매장에서 구매한 생선을 소매점으로 가서 오로시만 해달라고 부탁하면 위 사진과 같은 형태로 받아 오시게 됩니다. 사진은 제가 필렛을 집으로 가져온 후에 해동지를 한번 갈아주고 다시 비닐랩을 싸서 포장한 후의 모습인데요. 사진과 똑같은 양이 더 있기 때문에 사진 속의 양은 제가 구매한 4.4kg 잿방어의 절반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처음 소매점으로부터 받아 온 생선 필렛을 모두 풀어서 해동지를 한번 갈아줍니다. 이때 손질 과정에서 묻어 나올 수 있는 생선 비늘이나 핏기 등을 확인하시고 해동지 등으로 다시 한번 깨끗이 닦아주시면 좋습니다. 그리고 깨끗한 해동지를 이용해서 횟감을 꼼꼼하게 싼 후에 비닐 랩으로 공기가 통하지 않게 타이트하게 감아줍니다. 

 

그러나 이 과정마저 귀찮으시거나 자신이 없으시면 그냥 바로 냉장고에 보관하셔도 됩니다. 다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해동지를 한번 갈아 주는 것인데 횟감에 묻어 있을지 모르는 수분과 비늘을 한번 더 확인하고 혹시라도 핏기가 있어 생선의 살 속으로 스며들게 되면 비린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웬만하면 이 과정을 진행하는 편인데 해동지를 가는 동안 횟감이 상온에 오래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하셔서 진행하시되 부담스러우시면 생략해도 큰 상관은 없습니다.  

 

2. 횟감 생선 숙성하기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가져온 잿방어 필렛을 김치냉장고 등에 넣어서 숙성을 시켜줍니다. 숙성에는 다른 기술이 필요 없고요. 그냥 냉장고에 넣어두시면 됩니다. 다만 냉장고 문을 자주 열고 닫는 경우에는 횟감의 숙성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가 있기 때문에 냉장고 문을 잘 열지 않는 김치 냉장고를 추천드렸던 것이고 김치 냉장고가 없다면 숙성시킬 횟감을 다른 플라스틱 용기에 넣은 후 냉장고 야채칸 등에 넣어 두셔서 2중으로 외부 공기 유입을 막아주시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횟감을 숙성하는 방법은 사실 이 방법 이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만 그건 좀 전문적인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쉽게 따라 하시기가 어려우실 거예요. 물론 저도 다 해보긴 했습니다만 저는 그냥 이 방법을 추천합니다. 제일 간단하기 때문이죠. 기회가 된다면 그 방법도 한번 포스팅하도록 해 보겠습니다.

 

3. 숙성 시간에 따른 맛의 변화

 

횟감은 얼마나 숙성하느냐에 따라 그 맛이 상당히 틀려지는데요. 일단 숙성 시간이 길수록 감칠맛은 늘어나고 식감은 물러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모든 생선이 동일하지는 않고 생선을 잡는 방법과 생선의 종류 및 숙성과정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대략적인 기준을 알려드릴게요. 

  • 0시간 : 숙성과정이 없으니 활어회라고 할 수 있겠죠? 식감이 매우 단단하며 감칠맛은 별로 느끼지 못합니다. 
  • 1 ~ 3시간 숙성 :  여전히 식감이 단단하고 탱글탱글합니다. 
  • 5 ~ 6시간 숙성 : 식감이 쫀득하고 약간의 감칠맛이 느껴집니다. 
  • 24시간 이상 숙성 : 감칠맛이 잘 느껴지며 식감이 약간은 물러집니다. 
  • 48시간 이상 숙성 : 감칠맛이 극도로 잘 느껴지며 식감은 조금 많이 물러집니다. 보통 회 초밥용으로 이용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일주일 이상 동안 숙성된 회도 먹어보았는데 그건 식감이 너무 물러져서 오히려 별로였습니다. 잿방어는 방어보다는 식감이 단단한 어종이므로 제 개인적인 경우에는 48시간 숙성한 잿방어가 정말 맛이 좋더군요. 적어도 한 6시간 이상은 숙성시켜 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개인적인 입맛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6시간 이상 숙성이 되면 일식집에서 맛보는 횟감의 맛을 느끼실 수가 있을 것입니다. 

 

4. 잿방어 회 썰기

 

잿방어-뱃살
잿방어-뱃살

 

위 사진은 잿방어 뱃살입니다. 뱃살의 경우에는 제가 빨간 선으로 표시한 부분을 칼로 썰어 나누어 줍니다. 가장 아래쪽 뱃살 부분에서는 극강의 기름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으로 흔히 배꼽살이라고 하는 부분도 저 부분입니다. 생선의 중앙을 가른 부분과 평행에 가깝도록 배꼽살 부분을 잘라 주시면 됩니다. 사진에 보시면 푸른색 계열의 선과 칼로 자를 빨간색 건이 평행에 가깝죠?

 

그리고 잘 드는 칼로 이쁘게 썰어주시면 되는데 저는 이번에는 아부리를 한 번 해보았습니다. 아부리란 생선의 표면을 불로 가열해서 지방이 녹아 고소한 맛과 더불어 불향을 입히는 기술을 말합니다. 원래 잿방어의 경우 등살을 아부리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이번에는 저 뱃살을 한번 아부리 해 보았습니다. 

 

잿방어-뱃살을-아부리한-모습
잿방어-뱃살을-아부리한-모습

 

원래 생선의 뱃살은 가장 지방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기름기가 많은 부분인데 저는 이번에 그런 뱃살에 한번 아부리를 해 보았습니다. 제가 혼자 포스팅을 하려고 하다 보니 칼질을 하거나 다른 기법을 시행할 때 사진을 찍는 것이 상당히 곤란한 경우가 많아서 아부리 하는 모습은 직접 촬영하지 못했습니다. 

 

집에 부탄가스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토치가 있으시면 아부리도 가능하신데요. 토치의 불 끝이 모이는 정도로 가스를 조절해 주시고 생선에 대면 기름이 끓어오르는 모습을 볼 수가 있으실 거예요. 그렇게 한쪽 표면을 익혀 주시는 것인데 보통은 아부리를 하고 나면 횟감의 안쪽까지 익어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얼음물에 담가 줬다가 빼내 물기를 제거해 주는데 저는 그냥 아부리를 한 후에 바로 냉동실에 넣어버리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그리고 이쁘게 썰어주시면 되겠습니다. 제가 꼼꼼하게 포스팅해야 하는데 사진 찍는 것을 자꾸 까먹어서 많이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일단 아부리 한 뱃살을 썰어서 먹어보았는데 역시 숙성된 잿방어의 감칠맛과 아부리까지 더해져서 느껴지는 업그레이드된 기름짐 및 불향이 너무 좋았습니다.

 

숙성된-잿방어-회
숙성된-잿방어-회

 

위 사진과 같이 썰어주었습니다. 제가 데코레이션에는 영 소질이 없어서 너무 엉성하긴 합니다만 그 맛은 기가 막힙니다. 정말 강추드립니다. 잿방어는 등살도 맛이 매우 좋고 뱃살도 최고의 맛을 자랑합니다. 역시 숙성회는 그 감칠맛이 끝내줍니다. 

 

참 지금 사진은 숙성 48시간이 지난 시점으로 잿방어는 이때까지도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 있었습니다. 물론 갓 잡았을 때보다는 못 하지만 식감도 아주 만족스러웠고 감칠맛도 최고였습니다. 이 잿방어 1마리로 정말 여러 번 술안주로 삼았던 것 같아요. 

 

이상으로 숙성회의 제왕. 잿방어를 집에서 싸게 회 떠먹는 법을 알아보았는데요. 여러분들도 한번 도전해 보시는 것이 어떠신가요? 부족한 점이 많지만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