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산물의 모든 것/수산물 이야기

봄 도다리의 제철은 봄이 아니고 봄에 먹는 도다리는 봄 도다리가 아닙니다.

by 강포졸 2021. 7. 27.
반응형

봄 도다리 가을 전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워낙 유명한 말이라 다들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데 이때 봄 도다리란 봄에는 도다리를 먹어야 한다는 말인데 이것은 사실 틀린 말입니다. 봄 도다리의 제철이 봄이 아니란 말인데요.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봄 도다리의 배신. 아직까지 속고 있는 우리들. 이제부터는 속지 마세요.

 

봄 도다리의 제철은 봄이 아니고 봄에 먹는 도다리는 봄 도다리가 아닙니다.

항상 봄이 되면 봄 도다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죠? 그만큼 봄 도다리가 유명하고 많은 분들이 찾는 식재료인데요. 여기에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사실이 있습니다. 먼저 사람들이 봄 도다리라고 할 때 의미하는 것은 문치가자미를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수많은 가자미과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있는데 그중 도다리라고 불리는 몇 가지 어종들이 있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봄 도다리는 그중에서도 문치가자미를 말하는 것입니다. 사실은 실제로 도다리라는 정식 명칭을 가진 어종이 있는데 문치가자미에 밀려 오히려 주객이 전도된 것처럼 원래의 도다리를 도다리라고 부르지 않고 문치가자미를 도다리라고 부르게 되었네요.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문치가자미의 제철은 봄이 아니라는 것이고 더욱 충격적인 것은 봄에 횟집에서 봄 도다리를 시켜 드셨을 때 여러분이 드신 것은 문치가자미가 아니라 다른 생선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며 그 주인공은 값싼 양식 생선인 강도다리 혹은 돌가자미라는 것입니다. 사실 문치가자미는 양식이 이루어지지 않고 강도다리나 돌가자미는 대량으로 양식이 이루어지고 있는 생선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횟집에서 이들을 봄 도다리라고 홍보하고 있는 것이죠.

 

봄 도다리(문치가자미)의 제철

제 포스팅에서는 항상 강조를 하는데 각 수산물의 제철이라고 하는 것이 산란을 위해서 몸에 지방과 모든 영양소를 한껏 채웠을 때를 말하는 것이고 제철에 먹는 수산물의 경우 그 맛이 더 깊고 고소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봄 도다리(문치가자미)는 12월 ~ 2월 사이에 알을 낳고 알을 낳은 이후인 봄철에는 산란 이후로 몸에 기름이 빠지고 살도 많이 없게 되어 회로 먹기에는 곤란한 상태가 되죠. 그래서 현지에서는 회 대신 선택한 것이 도다리를 넣고 쑥국을 끓여 먹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전해 내려오면서 봄 도다리가 되어 유명해진 것인데 실제로 봄에 봄 도다리를 회로 먹게 되면 정말 맛이 없습니다. 문치가자미는 산란을 마친 후 5월경부터 살을 찌우기 시작하여 6월 ~ 9월까지가 최고로 영양분을 축적하는 시기이므로 원래는 여름에 드셔야 하는 생선입니다. 

 

따라서 산란기에 접어든 겨울에는 모든 영양분을 알에 빼앗겨 회로 먹었을 때 맛이 없고 산란 이후 대부분의 영양소가 빠져나간 이후인 봄철에도 맛이 없는 것이죠. 따라서 우리가 흔히 봄 도다리라고 알고 있는 문치가자미는 봄이 제철이라고 할 수 없는 생선입니다. 

 

봄 도다리의 두 번째 배신

봄철에 횟집에 가게 되면 항상 홍보를 하는 것이 있죠? 봄 도다리입니다. 그러나 서두에 잠깐 언급했듯이 보통 봄 도다리는 문치가자미를 의미하는 것인데 문치가자미는 현재까지 양식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횟집에서 봄 도다리라고 홍보하며 판매하고 있는 강도다리나 돌가자미의 경우에는 대량으로 양식을 하고 있는 관계로 그 가격의 차이가 많이 나게 되죠.

 

우리가 봄철에 횟집에서 봄 도다리로 알고 먹는 생선은 크게 3가지 어종으로 나누어지는데 강도다리와 돌가자미, 그리고 새끼 광어이죠. 그중 새끼 광어를 봄 도다리라고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를 속이는 것이고 나머지 강도다리나 돌가자미를 드시는 것은 어차피 시장에서는 이들을 도다리로 부르고 있으니 속는 정도까지는 아닌 것이죠. 

 

다만 여기에서 조금 아이러니한 것은 보통 양식 물고기의 경우에는 양식장에서 사시사철 좋은 사료를 배부르게 먹고 크기 때문에 연중 맛 차이가 많이 나지 않으나 자연산의 경우에는 제철과 아닌 경우에 그 차이가 확실히 나게 되는데요. 보통 봄 도다리라고 하면 봄에 맛있는 제철을 맞은 도다리를 드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의식 중에 자연산이라는 인식이 생겨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횟집에서 먹는 대부분의 봄 도다리는 십중팔구 값싼 양식 강도다리나 돌가자미일 것인데 이런 생선을 자연산이라고 속여서 판매하는 상인은 매우 불량한 분이라 할 수 있겠지만 봄 도다리라고 하고 강도다리를 판매하거나 돌가자미를 판매하는 것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원래 도다리라는 생선이 문치가자미에 밀려 도다리라는 이름을 잃게 되고 사회통념상 문치가자미나 강도다리, 돌가자미를 도다리라고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정상적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실제로 문치가자미의 경우에는 어획 즉시 산지에서 전량이 소비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우리가 잘 접하기 어려운 생선이죠. 

 

도다리, 문치가자미, 강도다리, 돌가자미의 구분 법

1. 표준명 도다리

 

표준명-도다리
표준명-도다리

 

먼저 표준명이 도다리인 오리지널 도다리를 소개합니다. 비록 문치가자미에 밀려 자신이 도다리이면서도 도다리란 이름을 문치가자미에게 내어주게 된 불쌍한 녀석인데 제철도 문치가자미와 같이 6월 ~9월이고 어획량이 매우 적어 쉽게 볼 수 있는 생선이 아닙니다.  

 

생긴 것은 마름모 꼴에 표범의 가죽과 같은 무늬가 있습니다. 개체에 따라 저런 얼룩이 작은 것도 있으며 어획량이 적어 귀한 생선이고 양식이 되지 않아 자연산만 볼 수 있는데 대부분은 산지에서 소비가 되기 때문에 거의 볼 일이 없는 생선이죠. 

 

2. 문치가자미

 

문치-가자미
문치-가자미

 

문치가자미는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린 어종입니다. 또한 몸 전체가 비늘로 덮여 있는데 배 쪽의 껍질이 매우 얇은 편입니다. 특이한 점은 문치가자미는 서로 엉켜 붙는 습성이 있어 양식을 위해 양식장 수조에 문치가자미를 많이 넣어두면 서로 엉켜 붙게 되고 그러다가 배에 상처가 나게 되어 세균 감염으로 폐사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유로 양식을 하게 되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격이죠. 

 

이런 문치가자미는 표준명 도다리처럼 반점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얼룩덜룩하게 나타납니다. 표준명 도다리와 비교하면 좀 더 길쭉하게 생겼고 이 또한 도다리처럼 6월 ~ 9월에 회로 먹으면 가장 맛이 좋습니다. 

 

3. 강도다리

 

강도다리
강도다리

 

아마도 봄철 횟집에서 봄 도다리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생선으로 생각되는데요. 이러한 강도다리는 대부분이 중국산 양식으로 철에 따른 맛의 변화가 크지 않은 생선입니다. 1월 ~ 5월에 산란을 하는 관계로 11월 ~ 12월 사이에 가장 기름지고 맛있게 되는 생선인데 미리 언급한 바와 같이 시기에 따른 그 맛의 변화가 크지 않긴 하지만 굳이 봄 도다리를 드시기 위해서 봄철에 강 도다리를 드시기보다는 이왕이면 11월 ~ 12월 사이 제철을 맞이했을 때 드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가격도 저렴해서 서민 횟감으로 생각하시고 무난하게 드셔도 될 것 같아요. 다만 강도다리는 식감이 물렁물렁하면서 질겨 제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횟감은 아닙니다만 싼 맛에 가끔 먹게 되는 생선인데요. 강도다리는 저렇게 지느러미에 검은색과 갈색 선이 교차하여 쉽게 구별할 수 있지요.

 

4. 돌가자미(돌 도다리)

 

돌가자미와-광어
돌-가자미와-광어

 

마지막으로 돌가자미인데 돌 도다리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돌 도다리는 문치가자미나 강도다리보다도 등급이 높은 고급어종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크기가 큰 자연산 돌 도다리의 경우에는 맛이 아주 훌륭합니다. 그러나 봄 도다리를 대신하여 대체제 역할을 해야 하는 관계로 양식업자들은 뼈째회로 활용할 만큼만 성장하면 출하를 하게 되므로 큰 개체의 돌 도다리를 잘 보지 못하는 것인데 위 사진은 큰 돌 도다리와 광어를 비교한 사진입니다. 

 

돌 도다리는 한 가지 특징이 있는데 빨간색 화살표로 표시한 것처럼 물혹과 같은 단단한 혹이 길게 나 있는데 이것을 보고 쉽게 구별하실 수 있는 것입니다. 돌가자미의 경우에도 대부분이 양식이므로 시기에 따른 그 맛의 차이는 크지 않더라도 11월 ~ 2월까지가 제철이므로 겨울에 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지금까지 봄 도다리의 제철과 우리가 쉽게 뼈째회 회 등으로 먹을 수 있는 도다리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 함께 알아본 4종의 도다리들은 모두 봄이 제철이 아니네요. 그래서 이제부터 봄 도다리라는 말은 머릿속에서 지우셔야 되지 않겠나요?   

 

지금 같은 더운 여름날 드시면 딱 좋은 도다리 회는 표준명 도다리와 문치가자미입니다. 물론 어획량이 적어 현지가 아니면 쉽게 볼 수는 없지만 혹시라도 여행이나 맛집 기행을 하시게 된다면 이 포스팅을 참고하셔서 잘 한번 살펴보세요. 정식 도다리나 문치가자미를 회나 뼈째회로 맛볼 수 있는 기회를 꼭 한번 잡아보세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