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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의 모든 것/수산물 이야기

알배기 대게와 알배기 홍게를 먹지 못하는 이유. 생체 순환기.

by 강포졸 2021.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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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알이 꽉 찬 꽃게찜이나 간장게장을 드셔 보신 적이 있으시죠? 그런데 혹시 알이 꽉 찬 대게찜이나 알이 꽉 찬 홍게찜은 드셔 보신 적이 있나요? 아마도 여러분들 중 대부분은 알배기 대게와 알배기 홍게를 드셔 보신 경험이 없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알배기 꽃게는 대중적인 음식이 되었으나 알배기 대게나 홍게는 왜 볼 수가 없는지 알아볼게요.

 

수산물 식문화가 해당 수산물의 개체수에 미치는 영향

 

불법-어획한-알배기-대게
불법-어획한-알배기-대게

 

우리가 알배기 대게나 알배기 홍게를 보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했던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서 수산물을 먹는 식문화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다양한 식문화가 발달해 왔죠. 수산물뿐 아니라 모든 음식이 여러 가지로 발전되고 이로 인하여 그 음식의 재료도 매우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데요. 그러나 이러한 식문화는 해당 식재료의 개체수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수산물의 경우에는 이러한 현상이 매우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요. 일단 특정 품목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게 되면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공급량을 늘리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매스컴과 각종 방송들로 인하여 홍보가 되고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판매업체들의 과열경쟁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더 많아진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 무분별한 남획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결국 개체 수 감소로 이어지고 예전에는 풍부한 자원으로 언제든지 먹을 수 있던 수산물이 귀해지면서 때로는 다른 어종이 해당 어종으로 둔갑하여 판매되기도 하고 개체수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여 오히려 공급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우리나라 명태처럼 씨가 말라버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개체수에 영향을 주는 우리나라의 수산물 식문화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알을 먹는 식문화

 

연어알-덮밥
연어알-덮밥

 

우리나라는 알배기 수산물을 먹는 식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알배기 꽃게나 알배기 주꾸미 혹은 도루묵과 도치 등은 대표적인 알배기 수산물로 많은 인기가 있는 식재료입니다. 일반적으로 알을 밴 수산물은 영양성분이 모두 알에 집중되어서 정작 살에는 영양분이 없어지고 푸석해져서 맛이 없는 개체가 많습니다. 

 

이러한 식문화의 형태는 알배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알 자체만을 즐겨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지금은 우리나라 바다에서 씨가 말라버린 명태의 알(명란), 그리고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서 많이 소비되었던 날치알, 연어알 등 그 알만을 유통시키기 위해서 조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은 것이죠. 

 

날치알의 경우 예전부터 많이 소비되어 왔었지만 그 양이 급격히 줄어들어 가격이 상승한 관계로 최근 유통되는 날치알은 대부분은 열빙어 알이거나 다른 흔한 생선의 알에 일부 날치알을 섞어서 가공한 후 이를 유통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가 예전부터 흔히 즐겼던 날치알조차도 이제는 다른 생선의 알들이 대신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네요. 

 

어린 개체를 먹는 식문화

 

명태의-치어인-노가리
명태의-치어인-노가리

 

우리나라에는 생선이 성체가 되기 전 치어 상태일 때 먹는 식문화가 있죠. 대표적인 예로 명태를 꼽을 수 있는데요. 우리가 보통 노가리라고 부르는 수산물이 명태의 치어입니다. 이러한 노가리의 무분별한 남획이 우리나라 명태의 멸종을 불러왔죠. 

 

이렇게 우리나라 바다에서 노가리를 어획할 수 없게 되자 최근에는 대구의 새끼를 앵치 노가리라 이름 붙여 유통하고 있으며 대구에 대하여 포획금지체장을 강화하면서 국내에서 대구 치어를 잡는 것을 막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여전히 수입이 되고 있는 상황이고 그 외 오징어의 치어인 총알 오징어, 청어의 치어를 말려 판매하는 솔치 등은 이들 수산물의 개체를 급격하게 감소시키고 있는 셈이죠. 

 

사실 이들은 성체가 되어 산란을 해서 개체수가 유지되어야 하지만 산란을 하기 전에 모두 잡아들여 개체수 보존이 힘들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식문화로 인하여 여러 개체가 현재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뿐만이 아니죠. '세꼬시'라는 뼈째회를 먹는 문화도 수산물 개체수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이 왜 해당 개체수의 감소에 영향을 주는 것인지 의아해하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사실 뼈째회를 먹는 개체들은 최근 대량양식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개체수 감소와 관련해서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생각이 기본적입니다만 양식이 이루어지지 않아 전량 자연산으로 먹게 되는 문치가자미나 도다리 등은 뼈째회로 먹을 때 뼈가 연해서 잘 씹히고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도록 어린 개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죠. 

 

물론 이러한 뼈째회를 먹는 식문화로 인하여 해당 어종의 개체수에 영향을 주는 것은 자연산일 경우에만 해당되기 때문에 최근 돌돔, 볼락, 강도다리, 돌가자미, 취지 등 다양한 어종의 대량양식으로 인하여 뼈째회로 쓰이는 어종의 어린 개체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대표 알배기 수산물에 대한 생체 순환기

우리는 오래전부터 생선의 영양분을 고스란히 간직하면서도 톡톡 터지는 재미난 식감과 함께 맛도 훌륭한 알을 먹어왔고 우리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것을 부정할 수 없죠. 따라서 이러한 알을 먹는 문화를 쉽게 바꿀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알배기를 먹어서 문제가 되는 것은 늘어난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공급량을 늘리려다 보니 무분별하게 남획을 하게 되고 이렇게 남획을 하다 보면 성장하여 산란을 하기 전에 어획되어 그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처음 설명한 바와 같이 일정 수산물의 경우 현재에도 온갖 광고와 홍보를 통해 알배기들을 먹고 있는데 처음에 얘기했던 꽃게가 대표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알을 밴 대게나 홍게의 경우에는 어획하는 것도 불법이지만 구경을 하신 적도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각 개체들에 대한 생체 순환기와 관련이 있는데요. 생체 순환기라 함은 쉽게 설명하면 한 개체가 태어나 산란을 할 때까지의 기간을 의미하는데 생체 순환기가 느리다는 뜻은 그 개체가 알을 낳기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 알에서 부화하여 다시 산란을 할 때까지의 시간도 많이 걸린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생체 순환기가 빠르다는 의미는 그 개체가 태어나 성장하는 속도도 빠르고 알을 낳기까지의 시간이 짧으며 그 알이 부화한 새끼들이 다시 산란을 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 또한 짧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1. 꽃게의 생체 순환기

 

난소가-커지기-시작하는-꽃게
난소가-커지기-시작하는-꽃게

 

여러분들 봄철 암꽃게 드셔 보셨나요? 우리는 알이 꽉 들어찬 암꽃게를 많이 잡아먹고 있죠. 뿐만 아니라 중국어선들이 우리 영해에 들어와 꽃게를 싹쓸이한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철이 되면 알이 꽉 들어찬 암꽃게를 홍보하고 우리도 많이 먹고 있습니다.

 

이는 꽃게가 번식력이 좋을 뿐 아니라 생체 순환기도 상당히 빠르기 때문인데 꽃게의 경우 산란을 여러 번 하며 평균적으로 300만 ~ 400만 립 정도의 알을 포란하게 되는데 이때 태어난 새끼 꽃게는 1년만 성장하면 우리가 먹을 수 있을 만큼 자라게 됩니다. 

 

그뿐 아니라 꽃게는 생후 1년이면 산란 기능까지 생기게 되어 그 생체 순환기가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고 할 수 있으며 수명은 2년 ~ 3년으로 매년 6월 ~ 8월에는 금어기로 지정되면서 산란과 번식을 통해 그 개체수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죠. 

 

여기서 태어난 어린 꽃게는 탈피를 거쳐 성장을 시작하는데 10월 경에 난소가 생겨 깊은 바다에서 서식하다가 다음 해 3월경이면 산란을 하기 위해서 연안 바닷가로 이동하게 되며 4월 ~ 6월이며 난소가 비대해지는데 이 시기가 바로 우리가 시장에서 볼 수 있는 알을 가득 품은 암꽃게입니다. 

 

따라서 시장에서 흔히 보는 것처럼 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실제로 꽃게의 알이 아니고 난소가 비대해진 상태인 것이죠. 이러한 꽃게의 난소는 최초 흰색에서 성장함에 따라 노란색으로 변하고 주황색을 거쳐 점점 붉어지게 됩니다. 우리가 꽃게 알이라고 알고 있던 비대해진 난소는 5월 ~ 6월 사이 가장 비대해질 무렵에는 꽃에의 15%를 차지할 만큼 커지게 됩니다. 

 

이러한 난소는 6월이 넘어가면서 더욱 성숙해져서 알이 되는데 그때부터 알은 동글동글한 모양이 잡히게 되고 색도 점점 검게 변하면서 산란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암꽃게는 약 10일 ~ 30일 정도 알을 배 바깥으로 품고 다니는데 이를 포란 게라 부르고 여러 회에 걸쳐 산란을 하게 되는데 이 시기에는 꽃게의 금어기인 것이죠. 

 

알배기-꽃게
알배기-꽃게

 

이처럼 알이라 생각하고 먹고는 있지만 실제로 알이 아니라 난소를 먹게 되는 것은 꽃게 말고도 대표적인 수산물이 있습니다. 이는 성게인데요. 보통 우리가 '우니'라고 부르는 이것을 많은 분들은 성게알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사실 성게의 생식소입니다. 암컷은 난소, 수컷의 경우에는 정소를 먹는 것인데 기본적으로 매우 귀하게 취급되는 수산물이죠. 

 

2. 주꾸미의 생체 순환기

 

알배기-쭈꾸미
알배기-쭈꾸미

 

주꾸미는 1년만 살다가 죽는 단년생 수산물로 약 300개 ~ 400개의 알을 품다가 3월 ~ 5월 사이에 산란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태어난 새끼 주꾸미는 여름을 지나면서 훌쩍 자라게 되는데 주꾸미 낚시가 가을에 많이 이루어지면서 많은 개체가 잡히게 됩니다. 이런 낚시꾼들 사이에서 살아남은 주꾸미는 다음 해 봄에 연안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이때 잡히는 것이 우리가 먹는 알 주꾸미가 되는 것입니다. 

 

주꾸미는 5월 ~ 8월까지가 금어기인데 그 전에는 주꾸미를 잡는 것에 제한이 없습니다. 주꾸미가 품게 되는 알은 꽃게보다는 훨씬 작지만 이렇게 생체 순환기가 빠르다 보니 개체수 조절이 매우 쉬운 수산물이며 이러한 특성 때문에 개체수가 줄어들 경우 약 1년 ~ 2년 정도만 개체관리를 하게 되면 다시 그 개체수를 회복할 수 있는 수산물인 것이죠. 

 

3. 대게와 홍게의 생체 순환기

 

대게와 홍게의 경우 꽃게나 주꾸미와는 완전히 다른 생체 순환기를 가지는데 여기서 여러분들이 알이 꽉 들어찬 대게나 홍게를 드신 적이 없는 이유가 드러나게 됩니다. 

 

대게는 수심 500m ~ 600m 사이에 서식하고 홍게는 수심 1000m ~ 2000m 사이에 서식하는 심해 갑각류입니다. 이들은 생체 순환기도 느리고 알을 품는 기간도 매우 긴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최초 알에서 태어난 새끼 게들은 번식능력을 가지기 위해서 여러 번을 탈피하게 됩니다. 

 

탈피를 할수록 몸집도 커지면서 살도 차게 되는데 첫 산란을 하기 위해서는 10번에서 11번 정도를 탈피해야 가능하며 이들이 탈피를 할 때에도 많은 개체들이 죽게 될 뿐 아니라 태어난 이후 산란이 가능할 때까지 성장하는 기간이 보통 7년 ~ 10년 사이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이들이 태어나서 최소 7년은 지나야 산란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들이 산란능력을 가지기까지 7년 ~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리는데 알을 품고 있는 기간 또한 12개월 ~ 18개월 정도로 매우 긴 편이죠. 이런 상황에서 암컷의 어획을 허용하게 된다면 오래 지나지 않아 우리나라에서는 대게나 홍게의 씨가 마를 것입니다. 

 

따라서 대게와 홍게의 암컷은 연중 어획할 수 없으며 이 때문에 우리는 지금까지 알을 밴 대게나 홍게를 보지 못하게 된 것이죠. 이런 암컷 대게나 홍게는 유통하거나 판매하게 되면 큰 처벌을 받게 되는데 이러한 사례는 그동안 많이 발생했었죠. 

 

지금까지 우리가 알배기 대게나 알배기 홍게를 보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이들의 생체 순환기 때문이었죠. 우리 바다에서 앞으로도 풍부한 대게나 홍게를 볼 수 있길 원하신다면 알배기 대게나 알배기 홍게는 쳐다도 보지 않으셔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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