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북한식 냉면을 드시고 싶으신가요? 이번에는 진짜 북한식으로 만든 평양냉면 전문점인 '평천면옥'이라는 식당을 소개해 드릴 텐데요. 식당 사장님은 실제로 북한에서 태어나 살던 중 2012년 3명의 딸들과 함께 고향땅인 평양을 떠나 우리나라에 정착하신 분으로 다들 들어보셨을 옥류관의 유명 주방장에게 직접 냉면 만드는 법을 배우고 평양에서 2년 동안 냉면집을 운영하셨던 분입니다.
진짜 북한식으로 만든 평택의 평양냉면 추천 맛집. 평천면옥.
이번 식당은 조금 특이한 점이 있는데요. 식당 사장님인 '이윤선'님은 실제로 북한 평양에 살다가 탈북하여 대한민국으로 넘어온 분입니다. 평양에 거주할 때 옥류관 주방장에게 뒷돈을 주고 직접 냉면 만드는 법을 전수받아 실제로 2년간 냉면 전문점을 직접 운영했던 경력까지 있는 분이죠.
평양에는 유명한 냉면 전문점인 '평천각'이라는 식당이 있는데 이 '평천각'은 옥류관의 분점인 식당이라고 합니다. 이것이 이 식당 이름을 '평천면옥'이라고 지은 이유라고 하네요.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여러분들도 한 번쯤은 드셔 보실만한 추천드리고 싶은 식당이었습니다. 진짜 평양식 냉면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는 않을 것 같아서 저도 한번 시도해 봤는데 상당히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 같았어요. 일단 '평천면옥'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진짜 북한식 평양냉면 '평천면옥' 주소 : 경기 평택시 무지개공원4길 9. 연락처 : 031-655-8787 영업시간 : 화요일 ~ 일요일 11:00 ~ 21:00 (월요일 휴무) |
'평천면옥'은 생각보다 깊은 골목에 위치해 있고 골목이 좁아 차량을 주차하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 식당을 찾으신다면 되도록 차량을 다른 곳에 주차시키고 도보로 찾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골목이 너무 좁아서 주차공간을 찾기도 힘들 뿐 아니라 차량이 다시 빠져나오기도 힘들 정도이니 참고하세요.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차이
여러분들은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차이를 아시나요? 제가 어릴 때는 중국집에서 항상 '평양냉면 개시' 혹은 '함흥냉면 개시'라는 홍보용 광고가 붙어 있었는데요. 아마도 이를 기억하는 분들도 아주 많을 거예요. 그런데 막상 냉면을 시켜먹으면 평양냉면이나 함흥냉면의 맛이 크게 다르지 않았었죠.
일단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차이를 먼저 설명드려야 이번 포스팅에 대해서 좀 더 이해가 수월할 것 같아 설명드리겠습니다.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차이는 냉면의 면발과 냉면을 요리하는 형식의 차이입니다.
1. 면발의 차이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가장 큰 차이는 면발에 있는데요. 냉면의 면발을 만들 때 사용하는 주재료는 메밀입니다. 기후의 영향으로 인하여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밀 생산이 힘들었죠. 따라서 파종에서 수확에 이르기까지 기간이 짧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메밀로 면을 만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나 메밀 자체에는 끈기를 내는 성분이 없어 메밀로만 면을 만들게 되면 면발이 툭툭 잘 끊어지고 식감이 거친 편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대부분이 메밀가루에 밀가루를 더 많이 섞어 만들어 내는데 이를 메밀면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메밀보다는 밀가루가 더 많이 들어간 면발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죠.
우리가 흔히 먹는 메밀국수 등의 면발이 툭툭 끊어지지 않고 쫄깃쫄깃하다면 그것은 100% 메밀이 아니고 밀가루 면발에 메밀 성분이 약간 들어가 있다고 보시면 될 것입니다.
평양냉면의 경우 메밀 함량이 매우 많기 때문에 면이 툭툭 끊어지고 역시 식감이 거칠거칠한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에 함흥냉면의 경우는 감자나 고구마 전분으로 면발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면발이 쫄깃쫄깃하고 탄력이 있는 것이죠.
2. 요리 방식의 차이
평양냉면은 차가운 육수에 메밀이 많이 함유된 메밀면을 넣고 시원하게 먹을 수 있게 만든 장국냉면입니다. 이러한 평양냉면은 보통 갖은양념을 곁들이지 않고 심심하게 먹는 것이 특징인데 이것이 우리가 흔히 먹는 시원한 물냉면의 시초가 된 것이죠.
반면에 함흥냉면의 경우에는 감자나 고구마 전분을 사용하여 만든 면에 매콤하고 진한 양념장과 가자미나 홍어회를 올려 만든 비빔냉면의 형식으로 만들어집니다.
'평천면옥'의 메뉴 구성과 가격
'평천면옥' 식당 내부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유리창에는 메뉴가 붙어 있었는데 냉면 이외에도 여러 메뉴가 있었어요. 각 메뉴들의 구성과 가격을 알아보겠습니다.
- 평양 물냉면 = 8,000원
- 비빔면 = 9,000원
- 물사리 추가 = 4,000원
- 비빔사리 추가 = 5,000원
- 코다리 회냉면 = 10,000원
- 들기름 막국수 = 8,000원
- 떡만두국 = 8,000원
- 어복쟁반 = 79,000원 (어복고기 추가 : 40,000원)
- 옥류관 쟁반 = 15,000원
- 한우 육개장 = 8,000원
- 돼지수육 = 13,000원
- 빈대떡 = 8,000원
- 사태수육 = 20,000원
- 수제 왕만두 = 7,000원
- 수육무침 (1인분) = 10,000원
위 메뉴 중에는 '어복쟁반'이라는 메뉴가 있는데 이것은 대표적인 평양 토속음식입니다. 이는 놋쇠로 만든 둥근 쟁반에 어복이라 불리는 양지머리, 우설(소의 혀), 유통(젖가슴 살) 등을 편육처럼 썰어서 계란과 각종 채소류 및 메밀국수를 얹은 후 소고기 육수를 부어서 끓여가며 먹는 음식입니다.
평안도에서는 소의 뱃살을 '소어복'이라 부르고 소의 뱃가죽 살을 '어복'이라 부르는데 어복쟁반은 소의 뱃살 부위를 주로 사용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것이죠. 또한 '쟁반'이란 그릇을 뜻하는데 어복쟁반의 경우는 반드시 놋쇠로 만든 둥근 쟁반에 담아 나오게 되는데 이는 놋그릇의 구리 성분이 세균의 증식을 억제해 음식이 잘 상하지 않는다고 하여 예로부터 반드시 놋그릇에 담아져 나온 것이라 하네요.
이 메뉴에 나오는 옥류관 쟁반은 예로부터 존재하던 또 다른 북한의 토속음식은 아니고 아마도 '어복쟁반'이 기본적으로 양이 매우 많기 때문에 1~ 2명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도록 사이즈를 줄인 어복쟁반에 이름 붙인 듯했습니다. 그 외의 메뉴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잘 알고 있는 메뉴들이죠. 물론 수제 왕만두 또한 북한식으로 직접 만든 만두라고 하네요.
'평천면옥'의 내부 유리창에는 '평천면옥'이 방송에 출연했었던 기록이 붙어 있었습니다. 이것을 보니 더 기대가 되기 시작했어요.
강포졸이 주문한 코다리 회냉면
메뉴를 고를 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일단 평양냉면이 기본적으로 심심하고 담백한 맛의 물냉면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되도록이면 다양한 맛을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사장님께 물어보니 비빔냉면이나 코다리 회냉면을 주문하면 평양냉면의 육수를 제공한다고 하며 비빔냉면에 양념된 명태채를 추가한 것이 코다리 회냉면이라고 했어요.
또한 이때 제공되는 육수는 평양냉면에 쓰이는 육수를 그대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서두에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차이를 알려드린 바가 있듯이 이 식당의 비빔냉면이 함흥냉면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되어 2가지 맛을 다 보고 싶은 마음에 저는 코다리 회냉면을 주문했어요.
메뉴를 기다리는 동안 밑반찬이 제공되었습니다. 밑반찬은 아주 단출했는데 백김치와 무 그리고 겨자가 전부네요. 물론 이것 또한 별다른 양념이 없이 심심하고 담백하게 먹는 평양냉면에는 나름 잘 어울리는 콜라보라 생각했어요. 요즘 먹는 냉면은 조미료 사용 여부와는 별개로 육수의 맛이 상당히 진하고 자극적이죠.
일반 냉면을 먹을 때도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기본 반찬이었지만 이맛도 저 맛도 아닌 심심한 평양냉면의 육수를 생각하면 오히려 진짜 북한식 평양냉면과 더 조화가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이 빠지게 기다리던 중 드디어 코다리 회냉면이 나왔습니다. 일단 뭉친 냉면 면발에 진한 양념장을 가득 얹고 그 위에 명태채와 같은 코다리를 얹고 또 그 위에 소고기 편육이 1점 올라갑니다. 그 위에 오이와 배 한 조각 그리고 계란이 반쪽 올라가네요.
저는 일단 약간의 육수를 비빔냉면에 넣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잘 비벼 한입 먹어보았는데 양념의 맛이 너무 강해서 그런지 평양냉면의 육수의 맛을 잘 느끼지를 못하겠더군요. 일단 양념은 그 맛이 매우 좋았던 것 같아요. 그러나 일반적으로 맛있다고 소문난 유명한 냉면 전문점의 비빔냉면과는 그리 큰 차이를 못 느끼겠더군요.
이번에는 평양냉면의 육수만 한번 마셔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건 달랐어요. 정말 편안해지는 맛이었습니다. 심심하고 담백하면서도 끝에는 뭔가 진한 맛이 우러나오는 듯한 맛이었습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유명한 냉면집을 찾아다니다가 결국은 찾지 못하였다는 방송을 본 일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식당이 조미료를 사용하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무엇인가 특별한 비법으로 육수를 만들어 냈을 것만 같은 근거 없는 신뢰감이 생기더군요. 예전에 몇 번 평양식 냉면을 흉내 낸 식당에서 맛 본 육수와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먹는 냉면 육수보다는 아주 심심하고 특색이 없는 듯하다가도 끝에는 뭔가 깊고 진한 여운이 올라오는 맛인데 참 설명이 어렵네요. 일단 그 맛이 상당히 매력적이고 왠지 모르겠지만 이 식당에서는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는 강력한 신뢰감이 생기는 순간이었습니다.
결국 메뉴가 나온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냉면과 육수를 모두 흡입해 버렸습니다. 식당 사장님도 무슨 냉면을 마시면서 먹냐고 하셨어요. 어쨌든 여러분들도 한 번은 꼭 드셔 보셨으면 하는 맛이었네요. 어복쟁반도 한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양도 너무 많고 가격도 비싸서 도전하지 못했습니다.
'평천면옥' 총평
일단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이것이 진짜 평양냉면이구나 하고 감탄을 했는데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차라리 코다리 회냉면을 시키지 말고 그냥 평양냉면을 시켜 먹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만 냉면의 면발은 평양식이 아닌 것이 확실했습니다.
진짜 평양식 냉면의 면발은 주재료가 메밀인 만큼 찰기가 전혀 없고 뚝뚝 끊어지는 거친 식감의 면발인데 반하여 '평천면옥'의 면발은 나름 탄력이 느껴지는 것으로 보아 면은 평양식이 아닌 듯이 보였어요. 물론 제가 주문한 메뉴가 평양냉면이 아니기 때문에 만약 평양냉면을 주문하면 또 다른 면을 사용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제가 주문한 메뉴에 사용되는 면이 평양식이 아닌 것은 확실했습니다. 그 부분을 사장님께 물어봤어야 했는데 요즘 제가 건망증이 생겨서 까먹어 버렸네요.
아마도 사장님은 평양냉면의 육수를 만드는 비법을 가장 중요시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면의 경우에는 한국 손님들이 더 좋아할 만한 탄력 있는 면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다만 다음에 다시 한번 '평천면옥'을 방문을 하게 되면 그때는 반드시 일반 평양냉면을 주문해서 그 심심한 맛의 육수와 면을 함께 느껴보겠다고 다짐했어요. 여러분들도 혹시 '평천면옥'을 방문하시게 되면 절대 비빔냉면 말고 그냥 평양냉면을 드셔 보시길 추천합니다.
아마도 제가 표현했던 것처럼 심심하고 담백하지만 끝에 느껴지는 진하고 깊은 여운이라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평택에서 먹을 수 있는 진짜 북한식 평양냉면 전문점 '평천면옥'에 대해서 후기를 작성했는데요. 여러분들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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